6년전 출장으로 인도를 방문했던 적이 있던 나로써는 참으로 달라진 분위기가 더욱 확연히 느껴진다. 공항에서부터 "Incredible India !"라는 표어로 그들의 놀라운 잠재력을 대변했었고, BRICs라는 key word가 금융시장을 지배했다. 이러한 시장의 관심 역시 충만할 때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달러를 싸들고 인도를 향해 돌진할 때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조금 넘는 체류기간 내내 수도 델리에서 느껴본 상황으로는 그다지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그 당시의 투자 과열은 비이성적으로 보였고, 인도인들의 일하는 모습과 태도 등을 보면서 난 결코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얻고 돌아왔다. 입에 달고 사는 거짓말, 오늘 못하면 내일하면 되지라는 태도, 아주아주 느린 의사결정, 몸에 배인 부패와 게으름, 눈에 보이는 극도의 빈부격차, 비이성적 신앙심 등이 내가 느낀 것들이다.
현재. 인도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많이 변했다.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 그 성장성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즉각 숫자로 그 분위기는 읽혀진다.
우선 USDINR 환율이다.

2011년 이후 급격하게 루피의 평가절하 흐름이 연출되고 있다.
왜그럴까?
우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확인해 보기로 한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2000년대 8%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던 나라 경제가 2010년 이후 급격하게 하락기조에 들어서 지금은 5%도 안되는 침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 GDP의 구성은 민간소비 약 60%, 고정투자 약 30%, 정부지출 약 10%로 구성되어 있다. 순수출은 negative로 큰 의미가 없다. 즉 다시 말하면, 민간부문의 경기가 90%에 달한다는 이야기이다.
절대적으로 보면 4%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왜 루피는 평가절하되고, BRICs에 열광했던 투자자들은 짐을 싸서 나가려고 할까?

인도의 무역수지 모습이다. 단위가 10억 루피니까 2013년 4월 기준으로 보면 달러로 환산했을 때 약 160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대강 눈대중으로 월평균 13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비대칭 경제가 인도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에 의해 메꿔지는 구조이다.

단위가 백만 달러니까 실제적으로 2013년 4월기준으로 26억달러 흑자다. 이 역시 대강 평균으로 보면 월 15억달러 수준이다. 자 그러면, 인도가 가지고 있는 곶간의 달러는 매달 평균 어림잡아 약 100억달러 이상 비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유가라도 오르게 되면, 그 유출 규모는 더욱 늘어나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음은 Inflation이다.

연 10%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높은 물가상승률을 가진 통화의 이자율은 어떨까?

민간 대출시 기준금리이다. 높다.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정리해 보면,
기본적인 경제가 무역수지 적자 구조의 상황에서 그동안 밀려드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으로 유지되었으나, 이런 상황이 세계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특히 인도가 의존하고 있는 유럽경기가 더욱 침체된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 구조가 장기화되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되는 상황에서는 해당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향후 세계경제 특히 유럽경제가 지속적인 저성장 위축 국면을 이어간다면, 글쎄 내가 보기엔 인도의 미래는 없다.

인도의 외환보유고다. 단위는 십억루피다. 2013년 7월 기준 약 2460억달러를 가지고 있다. 과연 얼마나 버티겠는가?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우리 회사 내부적으로도 2012년에 이미 루피화 약세에 대비하여 현지법인의 달러차입금에 대한 Hedge 여부를 검토한 적이 있다. 이미 모든 지표가 통화가치가 폭락할 것을 감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이런 상황이었는데,
올 3월 동양증권에서 인도채권을 팔았다. 얼마나 마케팅을 잘했는지 하루만에 다 팔렸다. 고금리로 성공적인 판매라고 평가되자 여기 저기 증권사들이 인도채권 펀드를 만들어 팔기 위해 분위기를 끌었다. 누구를 위한 판매인가? 종국에는 환율에 의한 손실금을 가지고 불완전판매니 아니니 꽤나 시끄러울 것이다.
이쁘게 포장하여 파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대다수는 고금리에 가려진 이면의 risk들을 잘 설명하지 않거나 확률이 낮다고 폄하하며 설명한다.
대중의 종잣돈을 향한 판매에는 강한 윤리적인 잣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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