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회사에서 주관한 교육에서 강사를 맡으면서 한가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실험은 가상의 위기 상황(당시에는 지진에 대응하는 상황이었다)을 주고 대응하는 방안과 그 순서를 배열하는 답을 구하는 것이다. 정확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각 팀의 구성원들은 우선 각자 개인이 생각하는 답안을 만든다. 그리고, 팀원과 함께 토론하며 교정하여 팀 공동의 답안을 만들어 발표한다. 그리고 난 후 문제의 정확한 답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사로서 놀란 점이 있다. 바로 '집단이성'의 힘이다. 개인의 답은 전부 다르고 다양했다. 그런데 팀내 논의를 거쳐 정교하게 수정되고, 합의에 이끌려 나온 "수정된 답"은 거의 정답과 거의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놀라웠다.
개인이 자기만의 논리로 생각하지지 못했던 부분을 팀내 동료(어떻게 보면 사회의 지적 능력이다)가 발견해 내고, 또 개인이 쓴 답을 다른이가 그들의 논리로 반박, 설득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정교하게 수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어느 팀이 정답과 거리가 먼 결론을 도출했다. '왜였을까?'라는 생각에 팀내 논의과정을 review해 보았다. "지적 독재자"가 있었던 것이었다. 팀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사람이 모든 논의 과정에서 그 개인의 방향대로 이끌어가 결론을 도출했기 때문이었다. 그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견이 있지만 애써 주장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입심이 쎈 그에게 자기 논리를 맡겨 버린 것이었다.
'집단이성'은 여론형성과 다양한 의견이 올바르게 반영될 수 있는 민주국가에서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독재의 심각한 폐혜가 지배하고 있는 사회 또는 구성원이 획일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는 이러한 '집단이성'의 힘을 경험할 수가 없고, 결국은 그 공동체가 잘못된 길로 내몰릴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구성원 대다수가 다양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존중해 주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사회와 일본극우사회는 잘못된 사례일 것이다. 폐쇄되고 획일적 사상이 그 구성원들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그들도 이러한 '진리'를 깨달을 날이 올 것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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